정말 부끄러운 고백이지만 제조사 근무 시절에는 ‘데이터 분석’이라는 존재를 몰랐고, 그 이후 회사에서는 개발을 하기는 했지만 실무 깊숙히 관여한 것이 아니었기 때문에 제가 몰라도 회사에서 일이 진행되는데 전혀 문제가 없었습니다.
아무래도 관리 업무와 병행하다보니 코딩 감을 잃지 않기 위해서, 그리고 행여나 시장에서 사용되는 제품에 큰 사고치지 않기 위해서 중요한 부분 근처에는 얼씬도 하지 않는 수박 겉핥기 식의 개발을 계속하면서도 그 소소한 코딩으로 인해서 스스로 개발자라고 생각하고 있었던 것 같습니다.
얼마전 아웃스탠딩의 ‘입기획자’ 관련 논란이 뜨거웠을때도 저는 개발도 제대로 못하는 ‘입개발자’였기 때문에 그 논란에서 자유롭지 못했습니다. (유명하거나 외부 활동을 많이 하는 쟁점은 제쳐두고…)
지금 회사에서는 Android 개발이 저 혼자이기 때문에 관리 업무와 대외 협력 업무가 있어도 누구를 시킬 수도 없고 온전히 제가 해야 하는 몫으로 남아 있어서 그동안 겪어보지 못했던 현업을 겪고 있습니다.
특히, 제가 처음 겪어보는 100만 다운로드 앱이기 때문에 발생하는 별별 희안한 Crash report를 비롯해서 사용성 개선과 MAU, Retention 개선을 위한 작업을 주변 도움없이 시간을 쪼개서 혼자 해야 하는 상황이었습니다. 지금까지는 만족할 만한 수준은 아니지만 사업에 지장을 주지 않을 정도로 그럭저럭 해왔는데 큰 산을 몇번 넘고나서 여유가 생기니 사업에 끌려가는 개발이 아닌 선순환을 돌 수 있는 개발 역량 확보가 절실했습니다.
매일매일 급변하는 사업 환경에 맞추다 보니 ‘그로스해킹’이라는 거창한 용어는 꺼내보지도 못하고 ‘데이터분석’ 같은 남들이 다 한다는 아주 기초적인 활동조차 못하고 있는 것이 회사의 현실입니다. 이 현실에서 벗어나기 위해서 데이터 분석이나 Google Analytics 관련 서적을 봐도 Web 위주라 Mobile 서비스 위주로 운영하는 우리 회사에서는 써먹을 수 없는 내용에 아무리 읽어봐도 도통 모르겠고 어디서부터 어떻게 시작하는 것이 좋을지 참 막막했습니다.
일례로, 최초 앱 설치 후 가입 절차에 문제가 있어 보여서 나름 개선한다고 개선했는데, GA의 어디를 봐야 정량적인 수치로 개선을 확인할 수 있는 것인지도 모르겠고, 특정 지표를 모니터링 하고 싶은데 단말에서 어떻게 코드를 추가해야 보고 싶은 형식으로 데이터가 노출되는지도 참 막막했습니다.
이번에 이런 저런 시도와 시행착오를 겪으면서 Google Analytics는 Web에 관련된 내용만 있고 Mobile에 관련 내용은 거의 없을 뿐더러 그나마 검색에서 찾을 수 있는 내용도 GA가 업그레이드 되면서 무용지물인 것이 많았습니다.
이래저래 척박한 상황에서 진퇴양난일때 답답한 마음에 도움을 요청했더니 ‘서하연’대표님께서 흔쾌히 손을 내밀어 주셔서 오늘(5/24) 처음으로 제대로된 데이터 분석 공부를 시작했습니다.
앞으로 서하연대표님께 배우는 내용을 허접하게나마 기록으로 남길까 합니다.